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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 감독 MOT <Cold Blood> 뮤비

전승일_애니메이션/전승일_애니메이션

by 미메시스TV 2018. 7. 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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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 감독 MOT 노래 <Cold Blood> 뮤직비디오 (2004년)

 

 

나는 1992년 미술대학 졸업 작품으로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해서, 올해로 25년째 애니메이션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내가 만든 애니메이션들은 대부분 ‘컴퓨터 2D 그래픽’으로 만든 작품인데, 처음 독립 애니메이션을 시작할 때 체코 인형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대략 200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인형과 세트를 직접 제작하고, ‘스톱 모션(Stop Motion)’ 방식으로 인형을 촬영하여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은 컴퓨터 이외에도 촬영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비가 필요하고, 인형과 세트를 만들 수 있는 재료와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4년 인디밴드 MOT의 데뷔 앨범 <Non-Linear>에 수록된 노래 <Cold Blood>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제작을 의뢰받게 되었다. 나는 그 노래가 무척 마음에 들었고,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각가 친구와 스톱 모션 애니메이터 제자, 이렇게 세 사람이 팀을 이뤄 약 4개월 동안 작업하여 <Cold Blood>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를 완성했고, 베를린과 체코 등 해외의 여러 영화제에 초청되어 상영되기도 했다.

 

 

 

내가 <Cold Blood>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된 출발점이자 목표는 “인형을 움직이자!”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작업을 다 마치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과연 인형이 움직였는가”라고 말이다. 그런데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실 인형은 단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었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가며 고정된 포즈를 잡고 이를 ‘스톱 모션’ 방식으로 촬영한 움직이지 않는 수백 컷의 정사진(停寫眞)이 ‘프레임 바이 프레임(Frame by frame)’으로 연결된 영화 필름 상의 애니메이션 영상 속에서만 인형이 움직였던 것이다. 즉, 인형은 움직이지 않고 무대 위에서 항상 가만히 멈춰 있었던 것이다.

움직이는 인형을 만들고자 했던 나의 예술적 꿈은 애니메이션 속에서 절반은 성공했지만, 애니메이션 밖에서 인형은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절반은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형을 직접 움직일 수 있는 다른 예술적 방법을 찾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오토마타(Automata)’였던 것이다. 나는 곧바로 ‘오토마타’에 대한 스터디와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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