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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마타란?2011.04.16 15:01

 

오토마타의 역사와 현대 오토마타 예술  



전승일 (오토마타 공작소 대표감독)





오토마타(Automata)는 ‘스스로 동작하다’라는 뜻의 고대 라틴어에 어원을 두고 있는 용어로 자동기계장치를 의미하는 오토마톤(Automaton)의 복수형이다. 문화예술 영역에서 오토마타는 보통 ‘여러 가지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지칭한다. 오토마타가 과학의 원리와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된 예술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현대에 들어서지만,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의 역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서양의 오토마타


   

               크테시비우스 물시계                      알-자자리 코끼리시계    


오토마타의 탄생은 고대 그리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BC 2~3세기 고대 그리스 시대의 과학자 크테시비우스와 헤론이 발명한 기계장치들이 바로 그것이다. 오토마타의 탄생은 물시계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 부착된 최초의 물시계는 BC 250년경 크테시비우스가 발명한 자동물시계 클렙시드라(clepsydra)로 알려져 있다. 클렙시드라는 크테시비우스 자신이 고안한 톱니바퀴와 펌프장치 등을 활용하여 기존 물시계의 단점을 보완한 발명품으로, 기계장치에 부착된 인형이 움직이면서 시간을 가리키는 오토마타 자동물시계였다. 이와 함께 헤론이 고안한 각종 기계장치에서도 움직이는 인형으로서의 오토마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중세시대에 들어서 오토마타는 좀 더 다양하게 발전하게 된다. 9세기 페르시아의 바누 무사(Banu Musa) 형제는 자신들의 저서를 통해 자동조절램프 등과 같은 자동기계장치를 고안하였고, 13세기 초 이슬람제국 시대에는 오늘날 기계공학의 초석을 닦은 과학자 알 자자리(Al Jazari)가 캠(Cam)과 크랭크(Crank)와 같은 대표적인 오토마타 구동장치가 포함된 다수의 물시계와 기계장치를 발명하였다.


중세의 오토마타는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변화하기 시작한다. 14세기 이탈리아 과학자 지오바니 폰타나(Giovanni Fontana)는 오늘날의 오토마타에 가까운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과 동물을 만들었으며, 15세기 후반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각종 기계장치 설계도와 함께 인간의 모습을 닮은 오토마타, 그리고 기계장치로 작동되는 사자 로봇을 고안하였다. 즉, 물시계와 같은 어떤 물건의 부속품으로서의 오토마타가 아니라, 기계장치로 인형 자체를 움직이게 하는 오토마타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캉송 기계오리                    켐펠렌 체스인형                      자크-드로즈 자동인형           


이러한 오토마타는 18세기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시도되었다. 프랑스의 발명가 자크 드 보캉송(Jacques de Vaucanson)이 만든 기계장치 오리, 헝가리의 발명가 볼프강 폰 켐펠렌(Wolfgang von Kempelen)이 고안한 ‘자동체스인형’, 그리고 스위스의 시계장인 자크-드로즈(Pierre Jaquet-Droz)가 만든 기계장치 자동인형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18세기 오토마타 가운데는 실제로는 작동되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이후 오토마타가 움직이는 장난감이나 독자적인 예술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




동양의 오토마타


   

   중국 북송시대 자동물시계                    중국 삼국시대 지남차 (복원품) 


중국의 고대 발명품 가운데 ‘지남차(指南車)’라는 것이 있는데, 이 장치가 바로 동양 오토마타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지남차는 일종의 나침반 같은 장치로 방향이 바뀌어도 항상 남쪽을 가리키는 나무 인형이 부착되어 있는 수레를 말한다. 중국 고대전설에 따르면 기원전 2,600년경 처음으로 지남차가 만들어졌다고 전해지고, 그 후 삼국시대 과학자 마균(220~265)이 다시 복원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지남차가 동양 오토마타의 원조인 이유는 방향을 가리키는 나무 인형의 움직임이 자석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무를 깍아서 만든 톱니바퀴 장치의 작동에 의해서 항상 남쪽을 가리키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서는 기원전부터 자동기계 및 물시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발명이 있었는데, 11세기 북송시대 천문학자 소송(蘇頌)에 의해 만들어진 자동물시계 ‘수운의상대(水運儀象臺)’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소송의 물시계는 높이가 약 12m에 달하는 대규모의 시계탑으로 내부의 기계장치와 연결된 인형들이 북과 종을 쳐서 시간을 알리는 자동시보장치 오토마타였다.


    

      일본 에도시대 카라쿠리                   카라쿠리 재현품


일본의 경우 오토마타를 카라쿠리(Karakuri)라고 부르는데, 17세기 중반 에도시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일본의 카라쿠리 인형은 주로 태엽과 톱니바퀴로 작동되는데, 중국의 지남차와 물시계 제작기술의 영향을 받아 그 기계장치들이 점차 발전되어 움직이는 인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백제 시대의 천문학자들이 일본에 건너가서 물시계 제작기술을 전수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일본 오토마타의 원조는 우리나라가 아닐까?




우리나라의 오토마타


             조선시대 자격루 (2007년 복원 / 국립고궁박물관)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오토마타의 역사가 있다. 바로 조선 세종 16년(1434년) 장영실에 의해 제작된 자동물시계 자격루(自擊漏)이다. 자격루는 자동시보장치가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오토마타 물시계로 기계장치와 연결된 12지신(토끼, 호랑이, 원숭이, 돼지 등 시간과 방위를 상징하는 12가지 동물) 나무 인형이 낮과 밤의 구별 없이 시간을 알리도록 고안된 조선 전기의 과학기술이 집약된 첨단 발명품이었다.


또한 자격루는 삼국시대 이래 전래되어온 우리 고유의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중국 송나라의 물시계와 이슬람의 물시계를 비교하면서 새롭게 창안된 자동물시계였으며, 이어 1438년 장영실은 천체의 운행을 관측하는 혼천의(渾天儀)를 결합한 또 하나의 자동물시계 옥루(玉淚)를 만들기도 하였다.





현대의 오토마타 - 과학과 예술의 새로운 만남


 

                                       알렉산더 칼더 <Circus>


현대에 들어서 오토마타는 비로소 움직이는 인형이나 장난감의 모습을 갖춘 독립적인 예술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움직이는 조각 ‘모빌(mobile)’의 창시자이자, 키네틱 아트(Kinetic art)의 선구자인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는 1920년대 후반에 철사, 나무조각, 헝겊 등으로 만든 인형으로 작은 무대에서 <서커스(Circus)>라는 제목의 인형놀이 공연을 하였다. 알렉산더 칼더의 움직이는 인형공연은 간단한 기계장치를 활용하여 대중적이고 친근한 느낌의 움직이는 인형을 연출하는 현대 오토마타 예술의 주요한 특징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폴 스푸너 & 매트 스미스 <Barecats>



현대 오토마타 예술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영국의 CMT(Cabaret Mechanical Theatre)이다. CMT는 1979년 영국 남부의 항구도시 팰머스에서 수 잭슨(Sue Jackson), 피터 마키(Peter Markey), 폴 스푸너(Paul Spooner) 등 주로 미술가와 인형제작자가 중심이 되어 출범한 오토마타 작가그룹으로 현재 키드 뉴스테드, 카를로스 자파타, 카주 하라다 등 세계 각국 20여 명의 작가들이 소속되어 오토마타 창작과 다양한 전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폴 스푸너는 ‘현대 오토마타 예술의 창시자’로 불리우며 오토마타를 통해 특유의 유머와 따뜻한 감성을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또한 CMT는 도서, DVD, 제작키트 등을 통해 오토마타 워크샵과 교육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인간은 오래전부터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장치를 끊임없이 꿈꿔왔고, 이러한 장치를 만들기 위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수많은 기록과 발명품들이 바로 오토마타의 역사이다. 그리고 근래(혹은 현대)에 와서 오토마타는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과 장난감으로 자리 잡으면서, 창의성과 운동성 그리고 과학적 원리와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된 새롭고 총체적인 예술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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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토마타공작소 미메시스TV



컬처뉴스 연재 ① <전승일의 I Love Automata>


인간의 아주 오래된 꿈, 오토마타(Automata)

전승일 _ 독립애니메이션 감독


 

<Against the idea of the War>展 (2003_이태리 로마)



폭력에 반대하는 오토마타 예술가들


9·11사건의 배후자 색출을 명분으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시작되고, 작전명 ‘항구적 자유’라는 대테러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로마의 한 미술관에서는 캐나다 · 영국 · 일본 · 이태리 · 독일 등의 ‘오토마타(Automata)’ 예술가 16명이 참여한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Against the idea of the War>展이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는 이태리 현대오토마타박물관의 제안으로 조직되었으며, 폴 스푸너 · 피터 마키 · 아키오 니시다 · 키스 뉴스테드 등 오토마타와 키네틱아트 분야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였다.


이 전시회에 모인 현대의 오토마타 예술가들은 위장군복으로 몸이 뒤덮인 채 날갯짓하는 비둘기, 자본주의의 병폐와 현대사회의 암울한 단면을 노래했던 오든(W. H. Auden)의 시와 함께 오토마타로 표현한 권력자, 폭탄 속에 갇힌 상처받은 붉은 심장, 여러 개의 캠으로 작동되는 똑같은 모양의 ‘빈 라덴’들, 폭탄 위에 앉아 로데오 경기를 하는 아이 등 오토마타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미국의 대테러전쟁을 비판하며 평화를 소망하는 예술적 메시지를 전했다.


<Against the idea of the War>展의 오토마타 작품들은 아래 주소에서 동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www.youtube.com/watch?v=dI_7KtOOLxo

www.youtube.com/watch?v=9MiSLfR8SBw



자동물시계와 오토마타


‘오토마타’는 자동기계장치를 뜻하는 ‘오토마톤(Automaton)’의 복수형으로, 예술 영역에서는 보통 ‘여러 가지 기계장치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이는 자동인형이나 조형물’을 지칭한다. 오늘날 로봇 메커니즘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오토마타가 과학의 원리와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된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게 된 것은 현대에 들어서지만 기계장치 자동인형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고대 그리스 · 중국 북송시대 · 아랍제국시대의 오토마타 자동물시계 (왼쪽부터)



특히 오토마타의 형성과 발전은 물시계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기계장치 자동인형이 부착된 최초의 물시계는 BC 250년경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 크테시비우스에 의해 만들어진 자동물시계 ‘클렙시드라’로 알려져 있다. ‘클렙시드라’는 크테시비우스 자신이 고안한 톱니바퀴와 펌프장치 등을 활용하여 기존 물시계의 단점을 보완한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기계장치에 부착된 인형이 시간을 가리키는 오토마타 자동물시계였던 것이다.


11-12세기 중국 북송시대와 아랍제국에서도 자동기계장치에 의한 오토마타 물시계가 만들어졌다. 북송시대 천문학자 소송(蘇頌)이 제작한 자동물시계 ‘수운의상대(水運儀象臺)’는 높이가 약 12m에 달하는 대규모의 시계탑으로 내부의 복잡한 기계장치와 연결되어 꼭대기의 위치한 인형들이 종과 북을 쳐서 시간을 알리는 구조였다. 또한 오늘날 기계공학의 초석을 닦은 아랍제국시대 과학자 알 자자리(Al Jazari)가 고안한 ‘코끼리 시계’를 포함한 다수의 자동시계들도 예외없이 오토마타였다. 



2007년 국립고궁박물관에 복원된 조선시대 자격루



우리나라의 오토마타 자동물시계는 바로 조선 세종 16년(1434년) 장영실에 의해 제작된 자동물시계 자격루(自擊漏)이다. 자격루는 자동시보장치가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오토마타 물시계로 기계장치와 연결된 12지신상 인형이 낮과 밤의 구별없이 시간을 알리도록 고안된 조선 전기의 과학기술이 집약된 첨단 발명품이었다. 



예술로서의 오토마타를 꿈꾸며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그림이나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어 움직이고자 하는 인간의 꿈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쉼없이 지속되어 왔다. 그것은 제례나 상례의 일부분이었으며, 때로는 놀이나 축제와 결합된 것이었다. 필자가 오랫동안 몸담고 있는 애니메이션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본 연재 <I Love Automata>는 앞으로 오토마타의 역사와 함께 키네틱아트 · 인형극 등을 포함하여 현대 오토마타 예술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살펴볼 예정이며, 필자 자신의 창작 오토마타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리고 본 연재가 아직 오토마타 작업이 제대로 시도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예술적 상상력을 불어 넣는 작은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2009_03_16 / 컬처뉴스 www.culture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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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 _ 독립애니메이션 감독
스튜디오 미메시스(
www.mimesistv.co.kr) 대표감독으로 90년대 초반부터 꾸준한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고,
최근 오토마타 블로그(www.iloveautomata.com)를 개설하고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작품: <내일인간>(1994), <미메시스TV>(2000), <하늘나무>(2003), <Cold Blood>(2004), <오월상생>(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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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토마타공작소 미메시스TV